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by flexmun posted Nov 18,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 – 정신과 의사 김진세 인터뷰

우리의 삶도 끊어가기가 필요하다. 직장, 학교, 가정에서 스트레스 쌓일 것들이 많다. 아무리 스트레스 관리를 해도 스트레스 탱크는 서서히 채워진다. 정신과 의사 김진세(고려제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소장)는 여행을 ‘스트레스가 차있는 물통을 확 붓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료, 상담, 강연, 칼럼 연재, 방송 출연 등으로 바빴던 김진세 원장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자신에게 휴식의 선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했다. 그가 최근 출간한 책, <길은 모두에게 다른 말을 건다>로 여행과 행복을 살펴보자.

김진세 원장은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라고 말한다. 작은 행복이 모여서 큰 행복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자주 행복을 느끼면 삶이 그만큼 충만해진다. 여행 역시도 그렇다. 강도보다는 빈도다. 1년에 한 번 거창한 여행보다는 작은 여행을 자주 가는 것이 더 좋다.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행복의 힘은 여행이 아니라 ‘여행 준비’에 있다고 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크고 지속적인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준비를 하면, 여행 가기 전부터 힐링이 시작된다. 목적지와 테마를 정하고 일정을 짜는 과정에서 이미 행복하다. 직장생활이 무료하다면 여행을 위한 돈을 모으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행을 위해 10만 원 씩 매달 적금을 붓는다고 해보자. 내가 돈을 모으는 목적이 계속 리마인드되면서 행복해진다. 여행을 위한 6개월 적금이나 12개월 적금을 드는 것도 팁이 될 수 있다.

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준비 과정부터 여행에 이르기까지 작은 여행들의 모임이었다. 산티아고 순례를 시작한 2년 전부터 이미 행복은 시작된 거다.

1.jpg



순례길을 떠나기 전부터 힐링이 시작됐다.
산티아고로 떠나기 위해 그는 ‘정보, 체력, 비용’ 세 가지 준비가 필요했다. 카페나 블로그 보면서 산티아고 여행을 위한 자료조사를 했다. 또한 총 800km, 매일 15km씩 한 달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준비가 필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체력준비가 또 다른 여행이 됐다. 2년 동안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등을 걸으며, 계속 힐링이 됐던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상당히 체력소모가 크다. 그가 산티아고를 걸을 때 10kg 가까이 빠졌다고 하니, ‘순례 다이어트’라 할 만하다. 또한 비용준비가 필요했다. 매달 10만 원씩 2년을 모았다. 스페인 산티아고는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비행기 값 포함 24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자기 위로를 위해 떠난 한 달간의 순례길
그의 눈에 그려진 산티아고길은 어땠을까. 그는 산티아고의 아름다움으로 안개, 바람길, 하늘, 세 가지를 꼽았다. 해 뜰 때 안개가 너무 좋았다고. 해가 뜨면서 안개가 서서히 거치면서 눈앞이 점점 선명해질 때의 신비로움. 그리고 바람길이 스쳐가는 밀길 역시도 눈에 선하다고. 바람의 스침이 너무 예쁜데 카메라에는 담겨지지 않아 눈에만 담아왔다고. 마지막으로 하늘. 맑고 아름다운 가을하늘이 매일매일 반겨줬다고 한다.

“산티아고의 아름다움은 아내 같은 포근한 아름다움이었다. 첫눈에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난 것 같은 감격스러움은 아니었다. 압도당하는 대단함이 아니었다. 그러나 매일 집에서 만나 편안하고 익숙한 아내처럼 포근했다.”


사람마다 자기 속도가 있어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루스’라는 스위스 소녀 세 번을 만났다. 루스는 정말 느리게 걷는 소녀였다. 너무 느리게 걷다보니 함께 걸을 수 없어 먼저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루스를 두 번째 만났을 때, 자신의 앞에 걷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왔다든지, 짐을 미리 옮겨놓고 걸었다든지 속임수를 쓴 줄 알았다고 했다. 아니었다. 루스는 스스로 느린 것을 아니까 좀 더 오래 열심히 걸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하는 꼰대 같은 충고가 아니라고 했다. ‘더 열심히 일해, 열정을 가지면 훌륭해질 수 있어.’ 같은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람마다 제 속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속도를 내다보면 병이 생기거나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걸음으로 걸어가도 충분하고, 자기 속도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성취보다 과정이다. 실패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자신을 찾기 위해 산티아고에 간다고 하면 “왜 거기까지 가? 휴양지가서 쉬어. 네 자신이 산티아고 길에만 있겠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산티아고 길을 다녀오면,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올 거라며 기대가 큰 사람들이 있다.

그는 한 스페인 사람이 했던 말을 들려줬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변화를 만든다. 산티아고 길에 다녀와서 무엇을 찾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갔다 와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고, 한 번으로는 안 될 수도 있다. 그들이 찾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 소중하다. 길게 보면 언젠가 찾아질 거다. 성취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실패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느려졌다. 그리고 편안해졌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돌아온 후 그는 주변에서 느려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산티아고를 가기 전에는 일을 너무 열심히 했다. 필요하다는 곳이 있으면 거절하기 힘들었다. 꼭 가야했고, 그게 너무 당연했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후 무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안달복달하던 것이 사라졌다. 안 된다는 불안감 때문에 안달복달했었는데, 지금은 ‘안 될 수도 있지 뭐.’ 라고 생각하니 편안해졌다. 무리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니 거절할 수 있게 되고, 안 된다는 두려움을 버리니 편안해졌다.


길은 모두에게 다른 말을 건다.
‘나’를 찾고 싶지만 한 달 동안 비우기가 힘들다면, 도심을 걸어보자. 걷는 것, 자신의 육신을 이용하는 것은 절대 속이지 않는다. 내가 노력한 만큼 얻는다. 천왕봉에 일출을 보기 위해 걷는다면, 걸어간 사람만 보는 것이다. 가깝게 한양도성길을 걸어보자. 남산을 넘어가는 코스나 낙산에서 한성대를 넘어가는 코스가 참 좋다. 인왕산이랑 북악산은 어떠한가. 참 예쁜 길이다. 걷다보면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도심을 걸으면 직장인에게 가장 편한 자기 찾기가 된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주머니에 교통카드 한 장과 1-2만원만 가지고 걸어보자.

변화는 행복해지는 시작이다.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라고 한 말을 기억한다면, ‘실천’만이 답이다. 실천을 안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침에 기분 따라 매일 다른 음악을 틀어봐라. 아니면 매일 아메리카노를 먹었다면, 오늘은 카푸치노를 먹는 것은 어떠한가. 아침에 회사를 가는 길이 매일 같았다면, 하루는 조금 돌아가 보는 건 어떠한가. 변화를 가지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행복이든 성공이든 똑같은 것은 실천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돌아오지 않는다. 거창한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작은 실천이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더 큰 행복이 된다.


%ec%b5%9c%ec%b4%88%ed%9d%ac%ea%b8%b0%ec%9e%90%ed%94%84%eb%a1%9c%ed%95%84

출처 메디컬투데이

원문보기 http://aftertherain.kr/%ed%96%89%eb%b3%b5%ec%9d%80-%ea%b0%95%eb%8f%84%eb%b3%b4%eb%8b%a4-%eb%b9%88%eb%8f%84-%ec%a0%95%ec%8b%a0%ea%b3%bc-%ec%9d%98%ec%82%ac-%ea%b9%80%ec%a7%84%ec%84%b8-%ec%9d%b8%ed%84%b0%eb%b7%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