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양을 마셔도 와인 잔을 들었느냐, 맥주잔이나 양주잔을 들었느냐에 따라 건강과의 연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영국 성인 34만 924명을 평균 13.4년 추적한 대규모 자료입니다. 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음은 술 종류를 가리지 않고 위험했고 "적당량 와인이 좋다"는 부분은 아직 인과관계로 볼 수 없습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중국 중난대 제2샹야병원 심혈관내과 연구진(장링 천 교수 등)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가 국제학술지 뉴트리션 저널(Nutrition Journal)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2026년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26)에서도 소개됐습니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성인 34만 924명의 음주 습관과 사망 자료를 분석했고, 추적 기간에 확인된 사망자는 2만 2,381명이었습니다. 맥주 355mL 한 캔, 와인 148mL 한 잔, 증류주 44mL 한 잔에는 각각 순수 알코올이 약 14g씩 들어 있습니다. 참여자는 순수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가끔, 저음주, 중간, 고음주로 나뉘었습니다. 남성 하루 40g, 여성 하루 20g을 넘기면 고음주군입니다.
여기서는 결과가 아주 분명합니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종류와 상관없이 위험이 올라갔습니다. 비음주·가끔 음주 집단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적거나 중간 정도로 마신 사람들 사이에서는 술 종류에 따라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심혈관 사망을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연구진은 와인에 든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의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술 자체보다 마시는 방식과 생활습관의 차이일 가능성을 더 무게 있게 봤습니다. 와인은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았고,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식사의 질과 생활습관이 더 건강한 편이었습니다. 반면 맥주·증류주는 식사와 상관없이 마시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와인이 몸에 좋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2023년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린 대규모 분석이 있습니다. 연구 107편, 약 480만 명 자료를 다시 뜯어본 메타분석인데요(진후이 자오·팀 스톡웰 연구팀). 여기서 "과거에 많이 마시다 건강이 나빠져 끊은 사람"을 "비음주자"로 잘못 분류하던 오래된 착시를 바로잡자, 적게·중간으로 마시는 사람의 사망 감소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미국심장학회(ACC)도 이 분석을 두고 "하루 어느 정도의 술도 건강에 이롭지 않다"고 정리했습니다. 위험은 여성은 더 낮은 양에서부터, 남성은 그다음에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35년간 몸을 만들고 회원들을 가르치면서 확실해진 게 하나 있습니다. 심장과 수명을 챙기고 싶다면, 어떤 술을 고를지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확실한 방법이 이미 나와 있다는 겁니다. 규칙적인 운동, 채소와 단백질 중심의 식사, 충분한 수면, 그리고 절주입니다.
술을 좋아하신다면 종류를 바꾸기보다 "양을 줄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금 술을 안 드시는 분이라면, 이 기사 하나 보고 굳이 와인을 시작하실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안 마시는 게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이미 반주를 즐기신다면, 몰아 마시지 말고 식사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전체 양을 줄여가는 방향을 권합니다.
운동으로 심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건 술 종류를 고르는 것과 비교가 안 되게 확실한 투자입니다. 이 부분은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 Li Z, Chen Z, et al. Alcohol Use at Mid-Life and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Nutrition Journal / ACC.26 발표(2026).
· Zhao J, Stockwell T, et al. Daily Alcohol Intake and Risk of All-Cause Mortality. JAMA Network Open. 2023;6(3):e236185.
· UK Biobank(영국 바이오뱅크) 34만 924명 코호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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