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분들 식단 상담을 하다 보면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관장님, 칼로리 계산기로 딱 맞춰서 먹는데 왜 안 빠지죠?" 저도 35년 운동하면서 수도 없이 부딪힌 질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 답답함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가 식품 포장지에서 보는 그 칼로리 숫자는 우리 몸이 실제로 흡수하는 에너지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칼로리라도 과자나 초콜릿 같은 가공식품을 먹으면 더 찐다는 옛말, 그게 통념이 아니라 근거가 있다는 얘기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의 활동까지 반영해서 실제 인체 흡수 칼로리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새 수학 모델을 내놨습니다. 이름은 'DAMM(소화·흡수·미생물 대사)'이고,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습니다.
100년 묵은 칼로리 계산법의 한계
지금 우리가 쓰는 칼로리 수치는 대부분 100년도 더 된 '앳워터 공식'으로 나옵니다. 단백질·탄수화물은 1g당 4kcal, 지방은 9kcal를 곱하는 단순한 방식이죠. 빠르고 편하지만 치명적인 빈틈이 있습니다. 소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을 아예 계산에 넣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연구를 이끈 로사 크라이말닉-브라운 교수는 소화가 단순히 사람 몸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몸과 장내 미생물이 함께 손발을 맞추는 정교한 협력 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동안의 계산법은 이 파트너의 존재를 통째로 빼먹고 있었던 셈입니다.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숨은 칼로리'
DAMM 모델은 음식이 소화관을 통과하는 전 과정을 추적합니다. 위와 소장에서 우리 몸이 직접 흡수하는 영양소를 먼저 계산하고, 소화되지 않고 남은 찌꺼기가 대장으로 내려가 미생물에게 어떻게 분해되는지까지 들여다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이 나옵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을 분해하면서 '단쇄지방산(SCFA)'이라는 에너지원을 새로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우리 몸은 이걸 다시 흡수해서 추가 칼로리로 씁니다. 연구팀 분석으로는 이 단쇄지방산에서 얻는 에너지가 하루 평균 약 140kcal, 전체 섭취 에너지의 7.4% 정도였습니다. 기존 공식에서는 아예 빠져 있던, 말 그대로 숨어 있던 칼로리입니다.
실제로 건강한 성인 식이 연구 결과와 비교했을 때, DAMM 모델은 앳워터 공식보다 진짜 흡수 칼로리를 훨씬 더 정확하게 맞혔습니다.
고섬유질 식단의 역설 — 더 먹는데 덜 흡수된다
진짜 핵심은 여기입니다. 연구팀이 참가자에게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과 가공식품 위주의 서양식 식단을 각각 먹여봤습니다. 상식대로라면 미생물 먹이가 많은 고섬유질 식단에서 단쇄지방산이 늘었으니 흡수 칼로리도 늘 것 같죠. 그런데 정반대였습니다.
고섬유질 식단을 먹었을 때 오히려 총 흡수 칼로리가 더 낮게 나왔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생물이 섬유질을 분해하느라 그 에너지의 상당량을 자기들 생존과 번식에 써버리거든요. 미생물이 더 바쁘게 일할수록 정작 우리 몸으로 돌아오는 최종 칼로리는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가공식품 위주로 먹은 사람은 고섬유질 식단을 먹은 사람보다 하루 약 116kcal를 더 흡수했습니다. 그런데도 고섬유질 식단을 먹은 쪽이 배고픔을 덜 느꼈다고 합니다. 적게 흡수되는데 포만감은 더 좋았다는 거죠.
제1저자인 테일러 데이비스 연구원은 DAMM이 단순한 식단 분석 도구를 넘어 계속 발전하도록 설계된 틀이라며, 식단과 대사,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모델에 계속 반영해 나갈 거라고 했습니다.
몸빼관장이 현장에서 본 것
이 연구, 사실 저한테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닙니다. 똑같이 칼로리 맞춰 먹어도 채소·통곡물 챙겨 먹는 회원과 단백질바·가공식품으로 때우는 회원의 몸은 몇 달만 지나면 확연히 갈립니다. 칼로리 숫자만 줄이는 다이어트보다, 뭘 먹어서 장 환경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체중 관리에서는 훨씬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칼로리 계산이 의미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큰 틀은 잡되, 같은 칼로리 안에서 섬유질이 살아 있는 진짜 음식 비중을 올리라는 겁니다. 식단 빡세게 짜기 전에 채소와 통곡물부터 채워보세요. 덜 배고프고, 덜 흡수되고, 운동 효율은 올라갑니다. 이게 제가 회원분들께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다이어트가 마음처럼 안 풀린다면, 칼로리 숫자만 노려보지 말고 식단의 '질'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공덕동, 염리동, 아현동에서 운동과 식단을 같이 잡고 싶으신 분들은 래미안헬스에서 직접 상담받아보세요.
진짜에게 배우면 몸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공덕헬스 #마포PT #다이어트칼로리 #장내미생물 #래미안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