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밥 좋아하시는 분들, 또 "곡물은 미네랄 흡수를 막는다더라" 하면서 통곡물을 멀리하시는 분들 둘 다 한 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3줄 요약
① 피틴산은 철분·아연·칼슘 같은 미네랄과 잘 붙어 흡수를 일부 방해하는 '항영양소'가 맞습니다.
②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장 점막을 지키고 염증을 줄이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③ 결국 답은 '균형'. 곡물·콩만 먹지 말고 고기·생선·채소와 같이 드시면 됩니다.

피틴산, 도대체 뭐길래 '항영양소'라 불릴까
피틴산(phytic acid)은 현미, 귀리, 통밀 같은 통곡물과 콩류·견과류·씨앗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성분입니다. 이게 왜 미운털이 박혔냐면, 철분·아연·칼슘 같은 미네랄과 단단히 결합해서 우리 몸이 그 미네랄을 흡수하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붙은 별명이 '항(抗)영양소'입니다. 영양소 흡수를 막는다는 뜻이죠.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럼 통곡물 먹지 말아야겠네?" 싶지만,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장 건강엔 좋다"는 말이 나올까
최근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피틴산과 장 건강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핵심만 짚자면 이렇습니다.
우리 장 안쪽 벽은 얇은 세포층(장 상피세포)으로 덮여 있고, 이 벽이 튼튼해야 나쁜 물질이 혈관으로 새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 벽을 관리하는 일종의 '문지기' 단백질이 HDAC3인데요. 이 문지기가 제 역할을 못 하면 장벽이 약해지고 염증이 늘어납니다. 흔히 말하는 '장 누수(leaky gut)'가 이런 상태죠.
연구팀이 발견한 건, 피틴산이 바로 이 HDAC3 문지기를 켜주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피틴산이 충분히 작동하면 장벽이 단단하게 유지되고 염증도 줄어든다는 거예요. 미네랄 흡수를 방해한다고 구박받던 성분이, 알고 보니 장 안에서는 든든한 조력자였던 셈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연구는 사람이 아니라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그러니 무조건 많이 먹어라"로 받아들이실 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럼 통곡물·콩, 마음껏 먹어도 될까?
저는 회원분들께 "좋다더라"는 말에 한쪽으로 쏠리지 말라고 늘 말씀드립니다. 피틴산도 똑같아요. 통곡물과 콩, 견과류에는 피틴산만 있는 게 아니라 식이섬유, 단백질, 불포화지방, 폴리페놀 같은 좋은 것들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먹으면 항산화 작용이나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편식'입니다. 끼니마다 현미밥에 나물 반찬만, 단백질은 콩으로만 때우는 식으로 곡물·콩에만 치우치면 철분·아연·칼슘 흡수가 떨어져서 뼈 건강이나 근육 기능에 손해를 볼 수 있어요. 특히 다음 분들은 피틴산을 과하게 드시는 걸 피하셔야 합니다.
- 성장기 아동·청소년
- 임신부
- 어르신(노년층)
- 철분 부족·빈혈이 있거나 철분제를 복용 중인 분
실전 식단 팁 — 이렇게 드세요
- 현미밥엔 단백질을 곁들이세요. 나물 반찬만 말고 고기·생선·김치·채소와 같이 드시면 미네랄 손실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 빈혈이 걱정되면 '불리거나 발효'시키세요. 콩·곡물을 물에 충분히 불려 조리하거나, 된장·낫토 같은 발효식품으로 드시면 피틴산 부담이 줄어듭니다.
- 한 가지에 몰빵하지 마세요. 단백질 식품, 채소, 과일을 골고루 — 결국 이게 정답입니다.
관장 한마디
운동하는 분들 중에 "탄수화물=적"이라고 생각하고 현미·통곡물까지 다 끊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반대로 "통곡물이 좋다"고 하면 또 그것만 잔뜩 드시고요. 몸은 어느 쪽으로 쏠려도 거짓말을 안 합니다. 성분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단백질·채소·곡물 균형 잡고 꾸준히 운동하는 게 결국 제일 빠릅니다. 식단이든 운동이든, 기본기가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정보도 소용없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피틴산은 몸에 나쁜 성분인가요?
A. 무조건 나쁜 성분은 아닙니다. 미네랄 흡수를 일부 방해하긴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균형 잡힌 식단으로 섭취하면 장 점막 보호 등 이로운 면이 더 큽니다.
Q. 현미밥은 끊는 게 좋을까요?
A. 빈혈이나 철분 부족이 없다면 끊을 필요 없습니다. 단백질·채소와 함께 균형 있게 드시면 됩니다.
Q. 피틴산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나요?
A. 콩·곡물을 물에 불려 조리하거나, 된장·낫토 같은 발효식품으로 드시면 피틴산이 줄어듭니다.
참고 연구 : Nature Communications(2026),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 Guha Lab. ※ 본 글은 동물(생쥐) 모델 연구를 바탕으로 한 건강 정보이며, 질환이 있는 경우 전문의·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진짜에게 배우면, 몸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래미안헬스 · 몸빼관장 (35년 경력 / NSCA 국제자격 · 교정운동전문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 헬스 · PT · 체형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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