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암 위험이 크게 오르는 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얼마나’가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였습니다. 서울대병원·이대서울병원 공동 연구팀이 40세 이상 한국인 14만 7,5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같은 고기라도 종류에 따라, 그리고 남녀에 따라 암 사망 위험이 크게 갈렸습니다.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 암 사망률과 큰 연관이 없었습니다. 붉은 고기·가공육·내장육 중 ‘무엇을’ 먹느냐가 결과를 바꿨습니다.
이번 연구는 무엇을 봤나요?
연구팀은 육류를 네 가지로 나눠 암종별 사망률과의 관계를 따져봤습니다. 분류 기준은 이렇습니다.
· 붉은 고기 — 소고기, 돼지고기
· 닭고기 — 가금류
· 내장육 — 곱창, 대창, 막창, 간, 염통 등 내부 장기 가공육
· 가공육 — 소시지, 햄, 베이컨, 육포처럼 보존 처리를 거친 고기
먼저 눈에 띈 건, 고기를 ‘얼마나’ 먹는지는 남녀 모두 암 사망률과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종류별로 나눠 보자 비로소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남성은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남성은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먹은 상위 25% 그룹이 하위 25%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절반 가까이 낮았습니다. 특히 비교적 마른 남성에게서 이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같은 ‘고기’라도 구워 먹는 붉은 살코기와, 보존 처리를 거친 햄·소시지의 결이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여성에서는 내장육이 변수였습니다.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먹은 그룹(상위 50%)은 하위 25%보다 위험이 눈에 띄게 올라갔습니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이 연관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왜 남녀가 다르게 나왔을까요?
서양 통계에선 붉은 고기가 암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많았는데, 한국 남성에선 오히려 반대로 나온 게 의외입니다. 연구팀은 식습관 차이를 이유로 봅니다. 한국인은 붉은 고기를 주로 구워 먹어, 염장·훈제를 즐기는 서양에 비해 염분과 지방 섭취가 적다는 겁니다.
사회경제적 배경도 거론됩니다. 고기를 잘 챙겨 먹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경제 수준이 높아, 위암 검진에 더 적극적이었을 가능성입니다.
여성의 내장육은 성분이 문제로 지목됩니다. 간·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살코기보다 중금속이 더 많습니다. 평소엔 지방 조직에 쌓여 있다가, 나이가 들며 혈액으로 빠져나오면 암 사망 위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육류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관련될 수 있으며,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운동하는 사람은 고기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현장에서 회원분들 식단을 보면, 단백질 챙긴다고 고기 ‘양’에만 신경 쓰는 분이 많습니다. 이번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양을 줄이라는 게 아니라, 종류를 가리자는 겁니다.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려면 단백질은 충분히 들어와야 합니다. 그 단백질을 채울 때, 구워 먹는 소·돼지 살코기와 닭가슴살은 든든한 주력으로 두고, 햄·소시지·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맛으로 곁들이는 것’ 정도로 줄이는 게 맞습니다. 곱창·간 같은 내장육은 가끔 즐기는 별미로, 특히 중년 이후 여성분이라면 빈도를 의식하시길 권합니다.
정리
· 고기 섭취량 자체는 암 사망률과 큰 연관이 없었다
· 남성은 붉은 고기 많이 먹은 그룹이 위암 사망 위험 약 절반 낮음
· 남성 가공육 섭취자는 직장암 사망 위험 2.45배 높음
· 여성 내장육 다섭취자는 유방암 2.57배·췌장암 1.83배 높음(60세 이상 두드러짐)
· 핵심은 ‘얼마나’가 아니라 ‘무엇을’ — 구운 살코기는 주력, 가공육·내장육은 절제
※ 이번 결과는 관찰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육류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조리법과 식습관 변화를 반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자료: 서울대병원·이대서울병원 공동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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