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부르는 '나쁜 단백질', 운동으로 늦출 수 있습니다
착한 단백질이 독으로 변하는 이유 · 방어 단백질 SORLA(소를라)의 발견 ·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왜 몸에 좋던 단백질이 갑자기 독으로 변할까요?
단백질은 고유의 입체 구조가 정확할 때만 제 일을 합니다. 나이가 들거나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이 구조가 뒤틀리는데, 그러면 분해되지 않고 자기들끼리 끈적하게 엉겨 붙습니다. 이 엉킴이 곧 병의 씨앗이 됩니다.
대표 선수가 타우(tau) 단백질입니다. 원래 타우는 뇌세포 안에서 영양분과 신호가 오가는 통로(미세소관)를 지탱하는 착한 뼈대입니다. 그런데 인산이 과하게 붙는 '과인산화'가 일어나면 통로에서 떨어져 나와 실타래처럼 뭉치고, 이 신경섬유매듭이 뇌세포를 안에서부터 서서히 파괴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이죠.
비슷한 일이 심장에서도 벌어집니다. 혈액에서 비타민A와 갑상선 호르몬을 나르는 트랜스티레틴 단백질도 구조가 깨지면 낱개로 쪼개져 '아밀로이드 섬유'라는 찌꺼기가 되고, 심장이나 신경에 쌓여 장기를 망가뜨립니다.
이번에 발견된 'SORLA 단백질'은 무슨 일을 하나요?
미국 샌포드 번햄 프리비스(Sanford Burnham Prebys) 연구팀이 2026년 7월 1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연구팀은 착한 단백질이 독으로 변하는 과정을 최전방에서 막아주는 방어막, SORLA(소를라)의 보호 기능을 새로 밝혔습니다.
- SORLA가 많은 생쥐에서는 타우의 과인산화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 변형된 타우가 다른 타우를 끌어당겨 덩어리를 만드는 '씨앗' 역할을 못 하게 막았습니다.
- 뇌 위축과 타우 축적이 크게 줄고, 신경세포 사이 연결(시냅스)도 건강하게 유지됐습니다.
- 반대로 SORLA를 못 만들게 한 생쥐에서는 피해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연구팀은 SORLA가 부족할 때 '플렉신-B(Plexin-B)' 계열 수용체의 발현이 늘어난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은 이미 개발돼 있어서, 새 약을 처음부터 만들기보다 기존 약을 치매용으로 다시 쓰는 '약물 재창출' 전략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빠르고 안전한 접근이지만, 아직 사람 대상 치료가 아니라 생쥐 실험 단계라는 점은 짚어둡니다.

그럼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자, 여기서부터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약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우리 몸이 스스로 타우를 늦추게 만드는 방법이 이미 있습니다. 바로 운동입니다.
2025년 발표된 신체활동 연구(차트왈 등)에서, 하루 걸음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뇌 하측두엽에 타우가 쌓이는 속도가 유의미하게 느렸습니다. 통계 분석 결과 이 '타우 축적 감소'가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준 효과의 84%를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보호 효과가 아밀로이드가 아니라 타우를 통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번 SORLA 연구와 정확히 같은 지점을 건드리는 셈이죠.
- 하루 5,000~7,500보가 최적 구간이었습니다.
- 특히 평소 안 움직이던 사람일수록 효과가 컸습니다.
- 국내 동물 연구에서도 운동이 해마의 아밀로이드를 줄이고, 뇌 영양 인자(BDNF)와 신경세포 생성을 늘렸습니다.
거창한 게 아닙니다. 만 보를 못 채워도 됩니다. 지금까지 안 움직이던 분이 하루 5천 보만 꾸준히 걷기 시작해도, 뇌 속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걷기에 근력 운동을 얹으면 근육이 혈당과 호르몬을 잡아주고 혈류를 늘려 뇌까지 덤으로 챙겨집니다.
몸빼관장 한마디
저는 현장에서 35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확실히 배운 게 하나 있어요. 몸은 거짓말을 안 합니다. 뇌도 마찬가지더군요. 최신 논문이 아무리 좋은 방어 단백질을 찾아내도, 그 약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운동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고, 이미 사람 대상으로 효과가 확인돼 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되시면 약부터 찾지 마시고, 오늘 같이 30분 걸으세요.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다리와 등에 힘 좀 쓰게 해드리세요. 그게 지금 우리가 쥔 가장 확실한 카드입니다.
핵심 정리
1. 타우 단백질은 원래 착하지만, 구조가 망가지면 엉겨 붙어 뇌세포를 파괴합니다.
2. 2026년 미국 연구팀이 이를 막는 방어 단백질 SORLA를 규명했습니다. 단, 아직 생쥐 실험 단계입니다.
3. 지금 검증된 방법은 운동입니다.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타우 축적이 느렸습니다.
4. 하루 5,000~7,500보 + 주 2회 근력 운동. 안 움직이던 사람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운동하면 이미 생긴 타우 매듭이 사라지나요?
사라진다기보다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쪽입니다. 연구에서도 타우 '축적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예방과 진행 지연 관점으로 보시면 됩니다.
Q. 나이가 많은데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나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평소 안 움직이던 사람에게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시니어일수록 시작할 이유가 큽니다.
Q. 걷기만 하면 되나요, 근력 운동도 필요한가요?
걷기가 기본이고, 근력 운동은 근육으로 혈당과 호르몬을 관리해 뇌 건강까지 함께 챙깁니다. 둘을 같이 하시길 권합니다.
출처 · Huijie Huang et al., "SORLA upregulation suppresses pathological effects in aged tauopathy mouse brain", Science Advances (2026.07.17), Sanford Burnham Prebys. 신체활동-타우 축적 연구(차트왈 등, 2025). 운동과 해마 아밀로이드·BDNF 관련 국내 동물 연구.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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