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아치가 무너지면 비골근이 당겨집니다
장비골근·단비골근·제3비골근 (긴·짧은 종아리근) 해부와 교정 포인트
발 안쪽 아치가 주저앉으면 바깥쪽 종아리근인 장비골근이 지렛대처럼 딸려 당겨집니다. 장비골근은 바깥쪽 비골에서 출발하지만, 발바닥을 가로질러 안쪽 제1중족골에 가서 붙기 때문입니다. 아치가 무너지면 그 정지부가 끌려오고, 기시부가 붙은 비골까지 긴장이 번지면서 바깥쪽 라인(외측선) 전체가 뻣뻣해집니다.
■ 세 줄 요약
1. 장비골근은 바깥(비골)에서 시작해 발바닥을 건너 안쪽 제1중족골·내측설상골에 붙는, 비골근 중 유일하게 '안쪽으로 넘어가는' 근육입니다.
2. 그래서 아치가 무너지면 정지부가 당겨져 외측선이 타이트해지고, 반대로 평소엔 제1중족골을 아래로 눌러 아치를 잠그는 역할을 합니다.
3. 단비골근·제3비골근은 바깥에서 바깥(제5중족골)으로 붙어 아치에 주는 직접 영향은 작지만, 과하게 회내된 발에서는 함께 긴장합니다.

장비골근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에 붙나요?
장비골근(긴 종아리근, Peroneus longus)은 비골 바깥면 위쪽 2/3와 비골두에서 시작합니다. 여기까지는 바깥쪽 이야기인데, 재미있는 건 그다음입니다. 힘줄이 바깥복사(외측 복사뼈) 뒤를 돌아 발바닥으로 파고들어 입방골 밑을 가로지른 뒤, 발 안쪽의 제1중족골 바닥과 내측설상골에 가서 붙습니다.
즉 시작은 바깥, 끝은 안쪽입니다. 비골근 세 형제 중에서 발바닥을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근육은 장비골근 하나뿐입니다. 이 구조 하나만 이해하면 오늘 이야기의 절반은 끝난 셈입니다.
아치가 무너지면 왜 장비골근이 당겨지나요?
현장에서 회원들 발을 직접 잡아보면, 아치가 낮은 분일수록 바깥쪽 종아리 라인이 유독 단단하게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장비골근의 정지부 위치에 있습니다. 안쪽 제1중족골에 붙어 있으니, 아치가 안쪽으로 주저앉으면 그 부착점이 아래로 끌려 내려가고, 지렛대의 반대편처럼 기시부가 붙은 비골까지 장력이 전달됩니다. 결과적으로 바깥쪽 외측선을 따라 근막이 팽팽해집니다.
원래 장비골근은 아치를 지켜주는 편입니다. 2016년 발표된 족부 생체역학 논문에서는, 장비골근이 수축하면 제1중족골 바닥을 약 8도, 내측설상골을 약 7도 바깥으로 회전시켜 안쪽 기둥(내측열)을 '잠그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첫 번째 발허리뼈를 아래로 눌러 땅에 붙여 주면서, 후경골근과 함께 아치를 받치는 동적 안정근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아치가 이미 무너진 발입니다. 2022년 유연성 평발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런 발에서 장비골근이 오히려 과하게 활성화되고 짧아지면서 거골밑관절을 지나치게 외번(회내)시키고, 그 결과 안쪽 세로 아치가 더 내려앉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평발은 인구의 약 15~25%에서 관찰될 만큼 흔합니다. 그러니 '아치가 무너져서 장비골근이 당겨진다'는 관장님식 표현은, 뒤집어 보면 '짧아진 장비골근이 아치를 더 끌어내린다'와 맞물려 있는 셈입니다.
단비골근과 제3비골근은 아치와 상관이 적은가요?
단비골근(짧은 종아리근, Peroneus brevis)은 비골 바깥면 아래쪽 2/3에서 시작해 제5중족골 바닥 바깥쪽에 붙습니다. 바깥에서 시작해 바깥에서 끝나기 때문에, 장비골근처럼 안쪽 아치를 직접 끌어당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바깥쪽 세로 아치를 지지하고 발목 외번을 안정시키는 근육이라, 발이 과하게 회내되면 이 녀석도 같이 긴장 상태로 들어갑니다.
제3비골근(Peroneus tertius)은 비골 앞면 아래 1/3과 뼈사이막에서 시작해 제5중족골 바닥의 등쪽에 붙습니다. 앞칸(전방구획)에 속해 발등을 들어 올리는 배측굴곡과 외번을 거드는 근육이고, 아치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근육은 사람에 따라 아예 없기도 한, 흔한 해부학적 변이입니다.
그럼 비골근은 강화해야 하나요, 풀어줘야 하나요?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헷갈립니다. 답은 '발 상태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유연성 평발처럼 장비골근이 짧고 과활성인 발이라면, 무작정 더 강화하기보다 먼저 풀어 주는 게 순서입니다. 앞서 말한 2022년 연구에서도, 장비골근을 근막이완으로 먼저 풀고 나서 무지외전근(엄지발가락을 벌리는 발바닥 안쪽 근육) 운동을 시켰더니 그 근육의 활성도가 올라가고 안쪽 아치가 실제로 높아졌습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순서와 같습니다. 감각이 예민해진 근육은 먼저 이완으로 긴장을 낮추고, 그다음에 약해진 안정근(후경골근, 발바닥 짧은 근육)을 깨워야 합니다. 반대로 요족처럼 아치가 지나치게 높은 발에서는 장비골근이 짧아져 첫 번째 발허리뼈를 과하게 눌러 내리는 경우가 있어, 접근이 또 달라집니다. 그래서 발은 눈으로 한 번, 손으로 한 번 직접 확인하고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 한눈에 정리
장비골근 · 기시: 비골 외측면 위 2/3 · 정지: 제1중족골저·내측설상골(발바닥 건너 안쪽) · 작용: 외번·족저굴곡, 제1열 잠금 · 아치 영향: 큼(무너지면 당겨짐)
단비골근 · 기시: 비골 외측면 아래 2/3 · 정지: 제5중족골저 바깥 · 작용: 외번 · 아치 영향: 작음(외측 안정)
제3비골근 · 기시: 비골 앞면 아래 1/3·뼈사이막 · 정지: 제5중족골저 등쪽 · 작용: 배측굴곡·외번 보조 · 아치 영향: 거의 없음(변이 흔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장비골근이 짧아지면 어떤 증상이 생기나요?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과회내, 바깥쪽 종아리와 발목의 뻐근함, 엄지발가락 쪽 밀림, 심하면 무릎 안쪽·앞쪽 통증까지 위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아치 문제는 발에서 끝나지 않고 정강이·무릎으로 타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평발인데 비골근을 무조건 강화하면 되나요?
아닙니다. 유연성 평발에서 장비골근은 오히려 짧고 과활성인 경우가 많아, 강화만 하면 아치를 더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먼저 이완으로 풀고, 안쪽 안정근(후경골근·발바닥 짧은 근육)을 살리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Q3. 비골근은 어떻게 풀어 주나요?
폼롤러나 마사지볼을 바깥쪽 종아리(비골 라인)에 대고 천천히 굴려 압을 주면 됩니다. 한 부위에 2분 이상 머물러도 근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으니, 뻣뻣한 지점을 충분히 눌러 주세요. 이완 후에는 짧은발(short foot) 운동으로 안쪽 아치를 깨워 마무리하는 게 좋습니다.
Q4. 제3비골근은 누구나 다 있나요?
아닙니다. 제3비골근은 사람에 따라 아예 없는 경우도 있는, 비교적 흔한 해부학적 변이입니다. 없다고 해서 기능에 큰 문제가 생기는 근육은 아닙니다.
발 아치와 정렬은 눈으로 한 번, 손으로 한 번 직접 확인해야 방향이 나옵니다. 같은 평발이라도 장비골근을 풀어야 할 발이 있고, 후경골근을 살려야 할 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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