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습관 5가지
공덕동 래미안헬스 몸빼관장 · 건강 바로잡기
회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몸에 좋다길래 했는데 왜 더 힘들죠?"라는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 좋은 습관도 방법이 어긋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됩니다. 오늘은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가 임상검사기관 액세스 메디컬 랩스의 미치 겐 박사 의견을 정리해 소개한 다섯 가지에, 제가 최신 연구 근거를 덧붙여 현장 눈높이로 풀어드리겠습니다.
■ 세 줄 요약
▪ 탄수화물·달걀노른자를 통째로 끊으면 필요한 영양소까지 함께 빠집니다.
▪ 영양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흡수 방해와 간 부담을 부를 수 있습니다.
▪ 회복 없는 운동과 주스 디톡스는 좋게 하려다 몸을 흔드는 대표적인 습관입니다.
1.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으면 왜 안 될까요?
탄수화물을 줄이면 체중·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부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탄수화물은 적이 아니라 우리 몸에 에너지를 대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하버드·브리검 연구팀이 43만 2천여 명을 모아 분석한 대규모 연구(란셋 퍼블릭 헬스, 2018)에서 사망 위험은 탄수화물 비중이 50~55%일 때 가장 낮은 U자 형태였습니다. 40% 미만으로 너무 적게 먹어도, 70%를 넘겨 너무 많이 먹어도 위험이 올라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저탄수화물이라도 고기·버터 같은 동물성으로 채우면 위험이 높아지고, 통곡물·콩·견과 같은 식물성으로 채우면 오히려 위험이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즉 중요한 건 "양을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질을 고르는" 일입니다. 정제 곡물과 첨가당은 줄이되, 통곡물·과일·채소·콩류처럼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살아 있는 탄수화물은 남겨두세요. 세계보건기구(WHO)도 통곡물·콩류·채소·과일을 골고루 먹으라고 권하고, 건강식의 대명사인 지중해식 식단조차 탄수화물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2. 영양제, 여러 개 한꺼번에 먹으면 좋을까요?
아쉽지만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커지지 않습니다. 몸에 필요 없는 성분을 고용량으로 넣으면 부작용이 생기거나, 드시는 약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성분끼리 부딪히기도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실(NIH ODS)에 따르면 칼슘은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두 가지는 시간을 벌려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은행잎 추출물이나 오메가3처럼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항응고제·항혈소판제와 같이 드실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 이야기는 특히 새겨들으셔야 합니다. 미국 약물유발성 간손상 네트워크(DILIN)가 839명을 분석한 연구(헤파톨로지, 2014)에서, 전체 간손상 사례 중 허브·건강보조식품이 원인으로 지목된 비율이 7%에서 20%로 늘었습니다. 최근 자료에서도 이 20% 수준이 이어지고 있고, 녹차 추출물·강황(커큐민)·아슈와간다 같은 성분이 자주 이름을 올립니다. 특히 보디빌딩 보충제는 젊은 남성에게 황달을 오래(중앙값 91일) 남긴 사례가 보고돼, 운동하는 분들이라면 더 신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새 영양제를 시작하기 전에는 드시는 약과 제품을 의료진에게 모두 알려주세요.
3. 쉬는 날 없이 몰아서 운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질환·당뇨병·일부 암 위험을 낮추는 최고의 습관입니다. 그런데 강도와 시간이 몸의 회복 능력을 계속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독이 됩니다.
이걸 오버트레이닝 증후군(OTS)이라고 합니다. 훈련과 회복의 균형이 오래 깨졌을 때 나타나는데, 피로·수면장애·기분 변화·운동능력 저하·잦은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여러 리뷰 논문은 선수들의 생애 유병률을 20~60%로 추정하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한번 빠지면 회복에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35년을 현장에서 지내며 제가 가장 많이 본 부상도 대부분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예전 같은 무게가 안 들리고, 쉬어도 피로가 안 풀리고, 회복이 점점 더뎌진다면 몸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저는 회원분들께 늘 말씀드립니다. "휴식일과 잠도 엄연한 운동 계획"이라고요. 충분한 수면과 영양, 쉬는 날을 프로그램 안에 넣으셔야 오래갑니다.
4. 달걀은 흰자만 먹는 게 정답일까요?
칼로리는 줄이면서 단백질은 챙기려고 흰자만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흰자에 단백질이 풍부한 건 맞습니다. 다만 노른자에는 콜린과 비타민 A·D·E·K 같은 영양소가 몰려 있습니다.
콜린은 세포막을 만들고 기억·기분·근육 조절에 쓰이는 신경전달물질의 재료입니다. 다른 식품에서 충분히 채우지 못한 채 노른자를 계속 빼면, 알게 모르게 이 영양소들을 놓치게 됩니다. 심한 콜린 부족은 간과 근육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날달걀 흰자에는 아비딘이라는 단백질이 있어 비오틴 흡수를 방해합니다. 다행히 익히면 이 작용이 줄어드니, 익힌 달걀을 통째로 드시는 평범한 식사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5. 주스만 마시는 디톡스, 정말 독소가 빠질까요?
주스만 마시며 몸속 독소를 뺀다는 '주스 디톡스'는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 몸에는 이미 훌륭한 해독 시스템이 있습니다. 간이 여러 물질을 분해하고,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냅니다.
오히려 최근 연구는 반대 신호를 보냅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학술지 뉴트리언츠(2025)에 발표한 실험에서, 건강한 성인이 단 3일간 주스만 마셔도 장과 입속 미생물이 바뀌며 염증·장 투과성과 관련된 균이 늘었습니다. 핵심 원인은 식이섬유였습니다. 주스로 짜내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빠지면, 유익균의 먹이가 사라지고 당을 좋아하는 균이 늘어나는 것이죠.
그러니 과일·채소를 좋아하신다면 짜내기보다 통째로 갈아 마시기(블렌딩)가 낫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통곡물·과일·채소로 식이섬유를 챙기고, 잠을 잘 자는 것. 화려한 디톡스보다 이 평범한 것들이 진짜 해독입니다.
■ 한눈에 정리
탄수화물 완전 끊기 → 통곡물·과일·채소는 남기고, 정제곡물·첨가당만 줄이기
영양제 과다 → 흡수 방해·간 부담 주의, 시작 전 의료진과 상의
회복 없는 운동 → 휴식일·수면도 운동 계획, 피로 신호 무시 금물
흰자만 먹기 → 노른자의 콜린·지용성 비타민까지 챙기기
주스 디톡스 → 식이섬유 남기는 블렌딩, 물·수면·섬유질이 진짜 해독
자주 묻는 질문
Q. 다이어트 중인데 탄수화물을 아예 끊으면 안 되나요?
A. 완전히 끊기보다 질을 바꾸세요. 흰쌀·밀가루·설탕은 줄이고 현미·귀리·고구마·콩·과일로 옮겨가면, 살은 빠지면서 식이섬유와 비타민은 지킬 수 있습니다.
Q. 영양제는 몇 개까지 괜찮나요?
A. 개수보다 '필요한지'가 기준입니다. 부족한 것만 골라 드시고, 칼슘과 철분처럼 서로 방해하는 조합은 시간을 벌려 드세요. 간·신장이 약하신 분은 특히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Q. 매일 운동하면 안 되나요?
A. 매일 몸을 움직이는 건 좋습니다. 다만 같은 부위를 매일 고강도로 몰아붙이는 건 다릅니다. 부위를 나누고 강도에 완급을 주면 매일 운동하면서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Q. 그럼 해독에 정말 좋은 건 뭔가요?
A. 물 충분히 마시기, 식이섬유 챙기기, 잘 자기입니다. 자는 동안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글림프계가 활발히 일하니, 수면이 곧 최고의 디톡스입니다.
관장 한마디
건강은 '더 많이, 더 세게'가 아니라 '알맞게, 꾸준히'에서 나옵니다. 극단적으로 끊고 몰아붙이는 대신, 오늘 한 끼를 제대로 챙기고 하루를 잘 자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진짜에게 배우면 몸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참고 근거 · Seidelmann 외, Lancet Public Health(2018, 43만2179명 메타분석) / NIH 식이보충제실(ODS) / Navarro 외, Hepatology(2014, DILIN 839명) / 오버트레이닝증후군 리뷰 및 Cleveland Clinic / Savo Sardaro·Ring 외, Nutrients(2025, 노스웨스턴대 주스 디톡스 연구) / WHO 건강 식단 권고. 본 글은 일반 건강정보이며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질환·복용약이 있으신 분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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