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위험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2. 한국인 449만 명을 10.3년 추적한 결과, BRI 상위 25% 그룹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하위 그룹보다 10.4% 높았습니다. 남성은 35.2% 높았습니다.
3. 다만 절대 위험의 차이는 크지 않고, BRI가 낮을수록 좋은 것도 아닙니다. 목표는 마르는 게 아니라 허리를 줄이는 겁니다.
체중은 비슷한데 어떤 분은 배만 나오고, 어떤 분은 몸 전체에 고르게 붙습니다. 저희 회원분들만 봐도 인바디 숫자는 거의 같은데 실루엣이 전혀 다른 경우가 흔합니다. 지방이 쌓이는 자리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이 '배만 나온 체형'을 숫자로 본 대규모 연구가 나왔습니다. 내용을 정리해 두겠습니다.

몸통이 키에 비해 얼마나 둥근지를 숫자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2013년 미국의 수학자 다이애나 토머스(Diana Thomas) 연구팀이 학술지 Obesity에 발표했습니다.
발상이 좀 독특합니다. BMI는 사람 몸을 원기둥으로 봅니다. BRI는 달걀 모양의 타원으로 봅니다. 그리고 케플러가 1609년에 행성 궤도가 얼마나 동그란지 나타내려고 쓴 '이심률(eccentricity)'이라는 개념을 사람 몸에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값이 클수록 키에 비해 허리가 굵고 배에 지방이 몰린 체형에 가깝습니다.
▪ BRI = 허리둘레와 키. 몸무게를 쓰지 않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은 사람을 비만으로 잘못 분류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 몸무게가 정상이어도 키에 비해 허리가 굵으면 BRI는 높게 나옵니다.
정식 공식은 제곱근이 들어가서 손으로 계산하기 번거롭습니다. 온라인 계산기를 쓰시는 게 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하나 있습니다.
오히려 더 단순한 허리-키 비율 쪽이 연구가 오래 쌓여 있어서, 영국 NICE 같은 곳은 이쪽을 공식 지침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러니 BRI는 "허리를 키로 나눠 보라"는 오래된 조언을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에 가깝습니다. 계산기가 없어도 결론은 같습니다.
▪ 허리 ÷ 키 0.5 미만 — 권장 범위
▪ 0.5 ~ 0.59 — 중심비만이 늘어난 상태
▪ 0.6 이상 — 위험이 더 높아진 상태
키 175cm면 허리 87.5cm 미만, 키 160cm면 80cm 미만입니다. 성별·인종에 관계없이 쓸 수 있고 BMI 35 미만인 분들께 적용합니다.
국내 질병관리청 기준은 허리둘레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을 복부비만으로 봅니다. 절대 수치 기준이라 키가 큰 분과 작은 분이 같은 선을 쓰게 되는데, 허리-키 비율은 그 차이를 반영해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줄자를 바닥과 평행하게 감습니다. 조이지 말고 살짝 닿는 정도로.
3. 숨을 자연스럽게 내쉰 상태에서 잽니다. 배를 집어넣지 마세요.
4. 아침 공복에, 같은 시간대에 재야 비교가 됩니다.
바지 사이즈는 허리둘레가 아닙니다. 34인치 바지를 입어도 실측하면 92cm 넘는 분들 많습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김현호 교수 연구팀이 숭실대와 함께 진행한 연구입니다.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Cancers에 실렸습니다.
▪ 추적 — 2023년 12월까지 평균 10.32년, 총 4,638만 인년
▪ 결과 — 새로 진단된 대장암 57,644건
▪ 보정 — 나이, 성별, 흡연, 음주, 운동, 소득,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만성콩팥병
▪ 검진 시점에 이미 암이 진행 중이었을 가능성을 줄이려고 1년의 시차를 두고 분석했습니다.
▪ 남성 — 상위 25%가 35.2% 높음 (1.352)
▪ 여성 — 상위 25%가 오히려 10.9% 낮음 (0.891). 성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
▪ 나이 — 40~64세 중년층에서 연관성이 가장 뚜렷했습니다.
▪ 부위 — 근위결장(오른쪽 대장)에서 위험 증가폭이 가장 컸고, 원위결장, 직장으로 갈수록 줄었습니다.
▪ BRI가 올라갈수록 위험도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용량-반응 관계였습니다.
449만 명에게서 10년 남짓 동안 대장암이 57,644건 생겼습니다. 대략 100명 중 1.3명입니다. 여기서 10% 상대 증가는 절대 수치로 0.1%포인트대의 차이입니다. 개인 한 사람에게는 크지 않은 숫자입니다.
다만 인구 전체로 보면 수천 명 단위의 차이가 되고, 남성 35.2%는 개인 차원에서도 무시하기 어려운 크기입니다. 그리고 허리둘레는 유전이나 나이와 달리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볼 가치가 있는 겁니다.
이 대목은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연구진은 남녀의 지방 저장 방식 차이를 원인으로 봤습니다. 남성은 지방이 배 속 장기 주변에 잘 쌓이고, 여성은 폐경 전까지 엉덩이와 허벅지 피하에 주로 쌓입니다. 같은 허리둘레라도 그 안에 든 내장지방의 양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연구진 스스로 한계를 밝혔습니다. 폐경 여부와 호르몬 상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여성에서 나온 결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는 3차 전문가보고서에서 복부비만과 대장암의 관계를 남녀 모두에서 '확실(convincing)' 등급으로 판정했습니다.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이 근거에 포함됐습니다.
30개 전향연구를 모은 메타분석에서는 허리둘레 10cm 증가당 결장암 위험이 남성 33%, 여성 16% 증가했습니다. 여성에서 약할 뿐이지 없는 게 아닙니다.
이번 연구 한 편의 결과를 기존 근거 전체보다 앞세울 이유는 없습니다. 여성분들도 허리둘레 관리는 그대로 하시는 게 맞습니다.
내장지방은 단순한 저장 창고가 아닙니다. 호르몬과 염증물질을 만들어 내보내는 조직에 가깝습니다.
내장지방이 늘면 인슐린이 잘 듣지 않습니다. 몸은 인슐린을 더 많이 내보냅니다. 혈중 인슐린과 IGF-1이 높아지면 세포 증식이 촉진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잘 죽지 않게 됩니다.
2. 만성 저강도 염증
내장지방에서 나오는 염증물질이 낮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됩니다. 대장 점막이 오랜 기간 여기에 노출됩니다.
3. 대사 이상의 동반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과 붙어 다닙니다. 혈당, 혈압, 중성지방이 함께 움직입니다.
WCRF-AICR이 47개 전향연구를 종합한 결과, BMI 5kg/m² 증가당 대장암 위험 6% 증가, 허리둘레 10cm 증가당 2% 증가, 허리-엉덩이비 0.1 증가당 3% 증가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비선형이라는 점입니다. BMI 27.5 아래에서는 뚜렷한 연관이 안 보이고, 그 위에서부터 올라갑니다.
암 이전 단계인 대장선종(용종)에서는 관계가 더 뚜렷합니다. 21개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 허리둘레 10cm 증가당 선종 위험이 19% 증가했습니다. 암보다 앞선 단계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는 건, 관리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닙니다. 이게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2024년 JAMA Network Open에 실린 연구는 미국 성인 32,995명을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하고 사망을 추적했습니다. BRI와 전체 사망위험의 관계는 직선이 아니라 U자 모양이었습니다.
▪ 중간 구간 — 가장 낮음
▪ BRI 6.9 이상 — 사망위험 49% 높음 (위험비 1.49)
사고사를 빼고, 조사 후 2년 내 사망을 빼고,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암 병력자를 따로 봐도 결과는 유지됐습니다.
참고로 이 논문은 2024년 7월 11일 BRI 공식에 있던 오류를 정정해 다시 게재했습니다. 결과 자체가 뒤집힌 건 아니지만, 논문도 고쳐가며 간다는 점은 알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이 얘기를 제일 자주 합니다. 허리를 줄이겠다고 굶어서 근육까지 같이 빼면, 숫자는 좋아 보여도 몸은 그 반대로 갑니다. 목표는 마르는 게 아니라 허리를 줄이면서 근육은 지키는 겁니다.
체중이 안 줄어도 내장지방은 줄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입니다. 유산소로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력으로 근육을 지킵니다. 위에서 본 U자형 곡선의 왼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근력운동이 필요합니다.
▪ 근력운동 주 2회 이상, 전신 위주로
▪ 체중계보다 줄자를 믿으세요. 2주에 한 번, 아침 공복에 같은 자리를 재고 기록합니다.
▪ 허리 1~2cm 줄이는 걸 첫 목표로 잡으시면 됩니다.
저희 회원분들 중에 체중은 거의 그대로인데 허리만 3~4cm 줄어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근육이 붙고 내장지방이 빠지면 저울은 조용한데 벨트 구멍이 바뀝니다. 체중이 안 줄어서 그만두려던 분들께 줄자를 쥐어드리면 대부분 계속하십니다.
운동은 검진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이건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 주기 — 1년마다
▪ 방법 — 분변잠혈검사(FIT). 이상 소견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으로 연계
▪ 비용 — 자궁경부암과 함께 전액 무료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분변잠혈검사를 건너뛰고 바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국가검진 지원 대상이 아니라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는데 내시경을 안 받으면 초기 암이나 용종을 놓칩니다. 후속 검사까지 마쳐야 검진이 끝나는 겁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국가암관리위원회에서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을 의결하면서, 대장암 검진에 45세부터 대장내시경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추진 단계이므로 현재 기준은 위와 같습니다.
▪ 실무적으로는 허리둘레 ÷ 키 < 0.5 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 449만 명 10.3년 추적 — BRI 상위 25%의 대장암 위험 10.4% 높음.
▪ 남성 35.2% 높음. 40~64세, 오른쪽 대장에서 특히 뚜렷.
▪ 여성 결과는 반대로 나왔지만, 기존 근거는 여성에서도 연관을 인정합니다.
▪ BRI는 낮을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사망위험과는 U자 관계입니다.
▪ 유산소로 내장지방, 근력으로 근육. 주 150분 + 주 2회.
▪ 만 50세 이상은 매년 분변잠혈검사. 무료입니다.
결론은 소박합니다. 줄자 하나 사서 아침에 배꼽 위를 재보시고, 내 키의 절반과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계산기도 앱도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저울에서 자유로워지시길 권합니다. 체중이 안 줄어서 운동을 그만두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몸은 저울보다 줄자에서 먼저 대답합니다.
2. Thomas DM et al. Relationships between body roundness with body fat and visceral adipose tissue emerging from a new geometrical model. Obesity. 2013;21(11):2264-2271
3. Zhang X et al. Body Roundness Index and All-Cause Mortality Among US Adults. JAMA Netw Open. 2024;7(6):e2415051 (2024년 7월 11일 공식 정정)
4. NICE. Overweight and obesity management. NICE guideline NG246. 2025
5. WCRF/AICR. Diet, Nutrition, Physical Activity and Cancer: a Global Perspective. Third Expert Repor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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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arsson SC, Wolk A. Obesity and colon and rectal cancer risk: a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Am J Clin Nutr. 2007;86(3):55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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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Ismail I et al.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the effect of aerobic vs. resistance exercise training on visceral fat. Obes Rev. 2012;13(1):68-91
11. 보건복지부.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 국가암관리위원회 심의·의결. 2026.02.24
12. 국립암센터 국가암검진 안내 및 질병관리청 비만 관리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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