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있는 허리는 강화해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골반을 정렬하고 고관절이 대신 일하게 만들어 덜 쓰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어떤 상황이었나
2025년 12월에 요추 디스크가 파열됐습니다.
2026년 8월에 재발했고 신경차단술을 받으셨습니다.
허리 통증이 올라오면 몸이 한쪽으로 휘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첫 PT 당일 새벽 5시 3분, 회원님이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오셨습니다.
자고 일어난 직후의 몸 상태였습니다.
"이대로 pt 가도 상관없겠죠..?"
저는 그 상태가 오히려 낫다고 답했습니다.
누워서 스트레칭만 하고 그대로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틀어진 상태로 와야 무엇 때문에 틀어졌는지 보이기 때문입니다.

■ 상담 때 이미 무엇을 봤는가
상담 오셨던 날, 이야기를 들으며 하지 정렬을 확인했습니다.
무릎과 발끝의 방향, 좌우 체중 분배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허리 자체보다 골반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상담을 마치고 나가시는 뒷모습이었습니다.
걸을 때 한쪽 골반이 먼저 따라가는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정면에서 서 있는 자세보다, 걸어 나가는 뒷모습에서 골반 문제가 더 잘 드러납니다.
■ 통증이 있을 때 몸이 휘는 것은 흔한 일인가
흔합니다.
요추 디스크 환자에게서 몸통이 한쪽으로 밀리는 현상을 좌골성 측만(sciatic scoliotic list)이라고 부릅니다.
성인 디스크 환자 기준 보고된 발생 비율은 13.2~17.7% 범위입니다.
수술 대상자만 모아 본 연구에서는 33.7%까지 보고된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격입니다.
이 휘어짐은 구조가 굳어서 생긴 측만이 아닙니다.
신경뿌리 자극을 피하려고 몸이 스스로 만든 통증 회피 자세입니다.
그래서 자극이 줄면 자세도 되돌아옵니다.
새벽에 보내주신 사진을 보고 제가 "그 상태로 오시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자세는 회원님의 원래 체형이 아니라, 그날 아침 몸이 통증을 피해 만들어 낸 답이었습니다.

■ 왜 기립근과 코어 강화로 접근하지 않는가
치료는 병원의 영역입니다.
운동은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먼저 두 가지 사실을 정리합니다.
첫째, 터진 디스크는 상당수가 시간이 지나며 스스로 흡수됩니다.
2017년 Pain Physician에 실린 11개 코호트 메타분석에서 보존치료 중 자연 흡수 비율은 66.66%로 보고됐습니다.
2023년 메타분석에서도 1년 이내 67%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둘째, 코어 강화 운동이 다른 운동보다 특별히 우월하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2016년 코크란 리뷰(Saragiotto 외)는 모터컨트롤 운동, 즉 심부 코어 중심 운동이 다른 형태의 운동에 비해 우월하지 않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코어만 조인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현장 경험을 더합니다.
이미 파열과 재발을 겪은 허리를 기립근과 코어로 다시 강하게 만들어 예전처럼 쓰게 하는 것은, 35년간 현장에서 본 바로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통증이 남아 있는 몸에 부하를 더 얹는 방향은 재발 위험을 키웁니다.
■ 그래서 무엇을 하는가 : 허리 대신 고관절
방향을 반대로 잡습니다.
허리를 더 쓰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허리가 덜 쓰이게 만듭니다.
첫째, 골반을 제자리에 놓습니다.
골반이 틀어져 있으면 그 위에 얹힌 허리는 계속 어긋난 상태로 일합니다.
아무리 좋은 운동을 해도 토대가 기울어 있으면 그 위에서 반복될 뿐입니다.
둘째, 움직임의 주인을 고관절로 넘깁니다.
숙이고, 앉고, 물건을 드는 동작에서 고관절이 먼저 접히면 허리가 감당할 몫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고관절이 잠겨 있으면, 부족한 각도를 허리가 대신 만들어 냅니다.
이 부분은 측정된 근거가 있습니다.
2022년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3D 동작분석을 한 연구에서, 고관절 굴곡 가동범위가 작을수록 물건을 들 때 요추 굴곡이 커지는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고관절 가동범위와 실제 고관절 사용량의 상관관계는 r=0.774로 높게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고관절이 열려 있는 만큼 허리가 쉰다는 뜻입니다.
■ 첫 피티에서 실제로 한 것
1. 통증이 없는 자세에서만 정렬을 평가했습니다.
아픈 자세를 참게 하면서 재면 몸은 방어하느라 또 다른 답을 내놓습니다.
그 상태에서 나온 수치는 그날의 진짜 정렬이 아닙니다.
2. 골반 불균형에 관여하고 있던 근육을 먼저 풀었습니다.
3. 마지막에 자세를 정렬했습니다.
근육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자세부터 세우면 몸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순서가 결과를 만듭니다.
4. 허리를 굽혀 버티는 동작은 이날 전혀 넣지 않았습니다.

■ 결과
새벽 5시 3분 사진과 오후 1시 30분 사진을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어깨 높이와 골반 높이, 중심선이 사진상에서 정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히 적어 둡니다.
하루 만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컨디션과 통증 상태에 따라 다시 틀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래미안헬스에서는 수업 때마다 정렬을 다시 확인하고, 그날의 몸에 맞춰 운동을 조정합니다.
디스크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병원에서 받으시고, 운동은 그 위에서 병행하시기 바랍니다.
| ![]() |
■ 자주 묻는 질문
Q. 허리가 아픈데 코어 운동부터 하면 되나요?
순서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골반이 틀어진 상태에서 코어만 조이면, 틀어진 상태를 더 단단하게 고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골반 정렬이 먼저입니다.
Q. 디스크가 있으면 운동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허리를 쓰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지, 몸 전체를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고관절과 하체, 상체를 허리 부담 없이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Q. 몸이 한쪽으로 휘었는데 측만증인가요?
통증과 함께 나타났다면 통증 회피 자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조적 측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영상 진단은 병원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Q. 정렬평가는 얼마나 걸리나요?
초기 상담과 함께 진행하며, 통증이 없는 자세에서만 측정합니다. 예약은 02-711-1815로 문의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