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이면 왜 종아리와 목까지 이어질까 - 내측 아치, 족저근막, 가자미근과 비복근
발을 보고 어깨나 목을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다들 의아해하십니다. 그런데 발바닥에서 이마까지 근막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해부 연구로 이미 확인된 사실입니다. 오늘은 평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종아리 두 근육 중 왜 가자미근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결론
▪ 아치를 잡아주는 1등 공신은 근육이 아니라 족저근막입니다. 잘라내면 아치 강성이 약 25% 떨어집니다.
▪ 저측굴곡근 중 생리학적 단면적은 가자미근이 230cm2로, 내측 비복근(68cm2)의 세 배가 넘습니다.
▪ 발바닥에서 이마까지 이어지는 표면 후방선은 해부 연구 14편에서 세 연결 지점이 모두 확인됐습니다.
■ 평발인데 왜 내측이 팽팽하다고 하나요?
아치가 무너졌으니 안쪽이 느슨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아치가 내려앉으면 발이 길어지고, 종골과 발가락을 잇고 있는 족저근막이 더 강하게 늘어난 상태가 됩니다. 활시위를 당겨 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내측 아치의 긴장도가 높다"는 말은 안쪽 근육이 수축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족저근막과 스프링인대 같은 결합조직에 걸리는 장력이 커져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아침 첫걸음에 발뒤꿈치가 찌릿한 분들이 이 상태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앉아 있을 때는 아치가 살아 있는데 체중을 실으면 주상골이 툭 떨어지는지 보시면 됩니다. 이것을 주상골 하강(navicular drop)이라고 부르고, 유연성 평발에서 특히 크게 나옵니다.
■ 아치를 실제로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시신 발 12구에 체중에 해당하는 하중(230N, 460N, 690N)을 실은 다음, 구조물을 순서를 바꿔가며 하나씩 잘라보고 아치가 얼마나 내려앉는지 측정한 고전 연구가 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1순위 족저근막 - 절단 시 아치 강성이 약 25% 감소
▪ 2순위 족저인대
▪ 3순위 스프링인대(발바닥 종주인대)
근육이 아니라 결합조직이 아치의 주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발 안에 있는 짧은 근육들, 즉 내재근이 능동적인 보조 역할을 합니다. 내재근이 피로해지면 주상골 하강이 커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발 회원님께 깔창 이야기부터 꺼내지 않습니다. 족저근막의 장력을 낮추고, 내재근을 다시 쓰게 만드는 순서가 먼저입니다.
■ 발가락을 젖히면 아치가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1954년에 히크스가 설명한 윈들라스 기전입니다. 족저근막의 한쪽은 종골에, 다른 쪽은 발가락뼈에 붙어 있습니다. 엄지발가락이 젖혀지면 근막이 중족골두를 감고 돌면서 종골을 발가락 쪽으로 당깁니다. 그 결과 발이 짧아지고 아치가 올라갑니다.
걸을 때 뒤꿈치를 떼는 순간이 정확히 이 상황입니다. 발가락이 젖혀지면서 발이 물렁한 충격 흡수 상태에서 단단한 지렛대로 바뀝니다. 이 전환이 늦거나 약하면 밀어내는 힘이 새어 나가고, 그 부담이 종아리로 올라갑니다.
평발 20명에게 8주간 숏풋 운동을 시킨 무작위배정 연구에서, 보행 중 주상골이 가장 낮아지는 시점이 앞당겨졌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윈들라스 기전이 개선된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 오른발이 평발인데 오른쪽 목이 아플 수 있나요?
표면 후방선(Superficial Back Line)이라고 부르는 경로가 있습니다. 발바닥 족저근막에서 시작해 종골과 아킬레스건, 비복근, 햄스트링, 천결절인대, 척추기립근을 거쳐 후두부를 넘어 모상건막을 통해 이마뼈까지 이어집니다.
이게 그냥 이론일까요. 2016년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연구진이 1900년부터의 해부 논문 6,589편을 검색해 62편을 추려 검증했습니다. 여섯 개 근막 경선 중 표면 후방선은 세 개의 연결 지점이 모두, 논문 14편에서 확인됐습니다. 근거가 가장 탄탄한 경선 중 하나입니다.
같은 연구진이 실제로 시험도 해봤습니다. 건강한 성인 26명에게 종아리와 햄스트링을 30초씩 세 번 정적 스트레칭 시켰더니, 손대지 않은 목의 가동범위가 늘어났습니다. 이어진 63명 대상 무작위배정 연구에서는 이 원격 스트레칭이 목을 직접 스트레칭한 것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곤란합니다. 확인된 것은 구조적 연속성과 가동범위의 즉각적 변화까지입니다. "오른발 평발이 오른쪽 목 통증의 원인이다"라고 인과를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저는 회원님께 "발을 풀면 목이 편해지는 분들이 있다"까지만 말씀드립니다.
■ 경골이 바깥으로 돌아가 있으면 종아리가 긴장하나요?
정강뼈가 바깥으로 비틀린 상태를 외측 경골 비틀림이라고 합니다. 발끝이 바깥을 향하게 되고,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과회내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촉진해 보면 종아리 뒤쪽, 특히 가자미근 안쪽이 단단하게 잡히는 분들이 흔합니다. 다만 순서를 정확히 말씀드리면, 뼈의 비틀림이 근육을 긴장시켰다기보다는 발이 무너지는 것을 종아리가 계속 붙잡아 주느라 긴장 상태로 굳어 있는 쪽에 가깝습니다.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종아리만 열심히 풀어도 며칠 뒤 다시 굳습니다. 발이 무너지는 조건이 그대로면 근육은 다시 그 일을 해야 하니까요. 풀어주는 것과 발을 다시 쓰게 만드는 것이 한 세트여야 합니다.
■ 가자미근과 비복근은 무엇이 다른가요?
둘을 합쳐 하퇴삼두근(종아리세갈래근)이라고 부릅니다. 비복근 두 갈래와 가자미근을 더해 세 갈래입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지나가는 관절 개수입니다.
▪ 비복근 - 대퇴골에서 시작해 무릎과 발목을 모두 지납니다(두 관절 근육)
▪ 가자미근 - 경골과 비골에서 시작해 발목만 지납니다(한 관절 근육)
그래서 무릎을 굽히면 비복근은 힘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초음파로 측정한 연구를 보면 발목 15도 배측굴곡, 무릎 0도에서 내측 비복근의 근속 길이는 59mm였는데, 무릎을 90도로 굽히면 32mm까지 짧아졌습니다. 근속 각도는 22도에서 67도까지 벌어졌습니다. 길이-장력 관계에서 아주 불리한 자리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뒤꿈치를 뗄 때 무릎이 살짝 굽어 있으면 비복근이 물러나고 가자미근이 주도권을 가져갑니다. 노트에 "무릎이 굴곡되니 힘이 덜 든다"고 적어둔 것이 이 이야기입니다.
구조도 다릅니다. 가자미근은 근속이 짧고 우상각이 큽니다. 확산텐서영상으로 살아 있는 사람의 가자미근을 3차원으로 재구성한 연구에서 평균 근속 길이 37mm, 우상각 31도였고, 뒤쪽 구획이 전체 부피의 80%를 차지했습니다. 뒤쪽은 단우상, 앞쪽은 방사형 쌍우상 구조입니다.
■ 왜 가자미근부터 풀어야 하나요?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은 근육의 겉보기 굵기가 아니라 생리학적 단면적(PCSA)으로 봅니다. 근속에 수직으로 자른 면적이라, 근속이 짧고 우상각이 큰 근육일수록 값이 커집니다.
MRI로 측정한 값은 이렇습니다.
▪ 가자미근 - 부피 489cm3, PCSA 230cm2
▪ 내측 비복근 - 부피 245cm3, PCSA 68cm2
▪ 외측 비복근 - 부피 140cm3, PCSA 28cm2
가자미근이 내측 비복근의 약 3배, 외측 비복근의 약 8배입니다.
그래서 종아리가 뻐근하다고 할 때 겉에 보이는 알통만 폼롤러로 밀면 절반도 못 건드립니다. 더 깊고, 더 넓고, 더 강한 쪽은 가자미근입니다. 무릎을 굽힌 자세에서 종아리 아래쪽 3분의 1을 공략하셔야 그 층에 닿습니다.
■ 걸을 때와 뛸 때 쓰는 근육이 다른가요?
대체로 그렇습니다. 보행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걷기 중 몸을 받쳐주고 앞으로 밀어내는 일의 상당 부분을 가자미근이 담당했고, 이동 속도가 빨라져 달리기로 넘어갈수록 비복근의 기여가 커졌습니다.
섬유형도 이 역할과 맞아떨어집니다. 가자미근은 지근(Type I) 비율이 평균 80% 수준이고, 비복근은 대략 50% 안팎입니다. 가자미근이 종일 서 있고 걷는 일을 맡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다만 "표면 후방선은 전부 지근이라 운동해도 안 커진다"고 이해하시면 곤란합니다. 가자미근은 지근 비율이 높은 게 맞지만 비복근은 절반 정도이고, 훈련하면 두께와 단면적은 분명히 늘어납니다. 다만 커지는 속도가 느리고, 무릎 각도를 나눠서 자극해야 골고루 자란다는 것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 해부 정리
비복근(장딴지근, Gastrocnemius)
▪ 기시 : 내측두는 대퇴골 내측과 뒷면(슬와면), 외측두는 대퇴골 외측과의 바깥 뒷면
▪ 정지 : 아킬레스건을 통해 종골 후면(종골 융기)
▪ 작용 : 발목 저측굴곡, 무릎 굴곡
▪ 신경 : 경골신경 (S1, S2)
▪ 구조 : 각 갈래가 쌍우상. 내측두가 외측두보다 길고 부피도 큽니다.
가자미근(Soleus)
▪ 기시 : 경골 뒷면의 가자미근선, 비골두와 비골 뒷면 위쪽 3분의 1, 그 사이를 잇는 건성궁
▪ 정지 : 아킬레스건을 통해 종골 후면
▪ 작용 : 발목 저측굴곡 (무릎 각도와 무관하게 작동)
▪ 신경 : 경골신경 (S1, S2)
▪ 구조 : 뒤쪽은 단우상, 앞쪽은 방사형 쌍우상. 근속이 짧고 우상각이 커서 단면적이 큽니다.
두 근육 모두 아킬레스건으로 합쳐져 종골 뒤에 붙습니다. 그리고 그 아킬레스건은 종골을 돌아 족저근막으로 이어집니다. 종아리가 굳으면 발바닥이 당기고, 발바닥이 아프면 종아리가 굳는 구조적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그럼 무엇부터 하면 되나요?
1단계 - 족저근막 이완 (2분)
공을 발바닥 아래 두고 뒤꿈치부터 발가락 쪽으로 천천히 굴립니다. 아픈 지점에서 10초씩 머무르시고, 발가락을 위로 젖힌 상태로도 한 번 굴려주십시오. 근막이 팽팽해진 상태에서 눌러야 제대로 닿습니다.
2단계 - 무릎 굽힌 종아리 스트레칭 (30초 x 3)
벽을 짚고 뒷다리 무릎을 살짝 굽힌 채로 뒤꿈치를 붙입니다. 무릎을 편 자세는 비복근, 굽힌 자세는 가자미근입니다. 대부분 굽힌 자세를 빼먹으시는데, 정작 단면적이 큰 쪽이 그쪽입니다.
3단계 - 숏풋 운동 (5초 유지 x 10회 x 3세트)
발가락을 구부리지 않은 채로 발 앞부분을 뒤꿈치 쪽으로 끌어당겨 아치만 세웁니다.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면 잘못된 것입니다. 앉아서 시작해 서서, 한 발로 순서를 올려가십시오.
4단계 - 무릎 굽힌 카프레이즈 (15~20회 x 3세트)
가자미근을 직접 강화하는 동작입니다. 무릎을 굽힌 채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시면 됩니다. 무릎을 편 카프레이즈와 번갈아 배치하시면 두 근육이 함께 올라옵니다.
5단계 - 엄지 신전 유지
나머지 발가락은 바닥에 붙인 채 엄지만 들어 올립니다. 윈들라스 기전을 직접 훈련하는 동작이고, 처음에는 대부분 잘 안 되십니다. 되는 날부터 아치가 달라집니다.
기대치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재근 강화 운동의 체계적 고찰을 보면 4주로는 아치 가동성에 변화가 없었고, 8주부터 중기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근거 수준 자체도 낮음으로 평가돼 있습니다. 뼈 모양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발을 쓰는 방식이 바뀌는 것이니, 최소 두 달은 잡으셔야 합니다.
한눈에 정리
▪ 평발의 내측은 근육이 뭉친 게 아니라 족저근막에 장력이 걸린 상태입니다.
▪ 아치 안정의 1등 공신은 족저근막(약 25%), 그다음이 족저인대와 스프링인대입니다.
▪ 비복근은 무릎을 지나고, 가자미근은 발목만 지납니다. 무릎을 굽히면 가자미근이 주도합니다.
▪ 단면적은 가자미근 230cm2로 압도적이므로, 먼저 손대야 할 곳도 가자미근입니다.
▪ 표면 후방선의 구조적 연속성은 검증됐지만, 통증의 인과까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1. 평발은 운동으로 고칠 수 있나요?
뼈 정렬 자체가 굳어버린 강직성 평발은 운동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다만 앉아 있을 때는 아치가 살아 있는 유연성 평발은 8주 이상의 내재근 훈련으로 발 자세 지표와 보행 중 주상골 움직임이 개선된 보고가 있습니다. 모양보다 기능이 먼저 바뀝니다.
Q2. 종아리를 아무리 풀어도 며칠이면 다시 굳습니다.
푸는 것만으로는 원인이 그대로 남습니다. 발이 무너지는 조건이 유지되면 종아리는 계속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이완 뒤에 반드시 숏풋과 카프레이즈로 발과 종아리가 다시 일하도록 만들어 주셔야 유지됩니다.
Q3. 종아리 스트레칭은 무릎을 펴야 하나요, 굽혀야 하나요?
둘 다 하셔야 합니다. 무릎을 펴면 비복근, 굽히면 가자미근입니다. 무릎을 펼 때만 발목이 안 젖혀지면 비복근 문제, 굽혀도 안 젖혀지면 가자미근이나 아킬레스건 쪽 문제로 나눠 봅니다.
Q4. 발바닥을 풀었더니 정말 목이 편해졌는데, 기분 탓인가요?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종아리와 햄스트링 스트레칭 후 목의 가동범위가 늘어난 것을 확인한 시험이 있습니다. 다만 표본이 26명 규모의 예비 연구이고, 확인된 것은 즉각적인 가동범위 변화입니다. 통증이 근본적으로 해결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Q5. 종아리는 운동해도 안 커진다던데 사실인가요?
가자미근은 지근 비율이 80% 수준이라 확실히 더디게 자랍니다. 하지만 비복근은 지근 비율이 절반 정도이고, 무릎을 편 상태와 굽힌 상태를 나눠서 충분한 볼륨으로 하면 두께는 늘어납니다. 안 커지는 게 아니라 오래 걸립니다.
Q6. 깔창부터 맞추는 게 낫지 않나요?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깔창이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수단입니다. 다만 깔창은 아치를 대신 받쳐주는 것이라, 발이 스스로 버티는 능력은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깔창과 내재근 훈련을 같이 가는 쪽을 권해 드립니다.
Q7. 아침 첫걸음에 뒤꿈치가 찌릿한 것도 같은 문제인가요?
족저근막 쪽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양상입니다. 발가락을 젖혀서 근막을 늘린 상태로 하는 스트레칭이 아킬레스건만 늘리는 방식보다 통증과 활동 수준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통증이 몇 주 이상 지속되면 정형외과에서 확인부터 받으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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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 한마디
발은 제일 나중에 보게 되는 부위입니다. 어깨가 아프면 어깨를 보고,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보니까요. 그런데 몇 주씩 안 풀리던 목이 발바닥 공 굴리기 2주 만에 가벼워지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매번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안 풀릴 때 한번 내려가서 볼 만한 곳인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종아리는 겉알통만 만지지 마십시오. 진짜 큰 놈은 그 아래 있습니다. 무릎을 굽히고 만져보시면 손끝에 걸리는 층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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