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걷는 아이일수록 마음이 덜 아프다는 연구,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요
하루 걸음 수가 많은 아이일수록 1년 뒤 불안·우울·주의력 문제가 적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하루 1만2천 보 이상 걸은 아이들의 점수가 가장 좋았고, 성적과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다만 관찰 연구라서 "걸으면 마음이 낫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 운동을 물어보시는 부모님께 저는 늘 "거창한 운동보다 먼저 많이 걷게 하세요"라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이번에 그 말에 숫자를 붙일 수 있는 연구가 나와서, 내용과 한계를 같이 정리해 둡니다.

| 5,515명미국 평균 12세 아이 | 1만2천 보점수가 가장 좋았던 걸음 수 | 1.94점5천 보 미만 대비 감소폭 | 8.5%국내 여학생 신체활동 실천율 |
▪ 미국 아이 5,515명 연구는 무엇을 봤나요
▪ 하루 몇 보를 걸은 아이가 점수가 가장 좋았나요
▪ 많이 걷는 아이는 뇌가 어떻게 달랐나요
▪ 많이 걸으면 성적도 오르나요
▪ 걷기가 마음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 연구만 보고 걸으면 우울증이 낫는다고 해도 되나요
▪ 다른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나요
▪ 우리 아이들은 실제로 얼마나 움직이고 있나요
▪ 하루 걸음 수, 어떻게 늘리면 되나요
▪ 자주 묻는 질문
■ 미국 아이 5,515명 연구는 무엇을 봤나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연구소와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공동 연구팀의 논문입니다. 2026년 10월 1일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실렸습니다.
대상은 미국 청소년 뇌인지발달 연구(ABCD)에 참여한 21개 지역 아이 5,515명입니다. 평균 나이는 약 12세였습니다.
아이들은 손목형 활동량계를 3주 동안 찼습니다. 하루 600분 이상 기록되고, 평일 4일 이상과 주말 1일 이상 측정된 자료만 분석에 썼습니다. 하루 한 번 재고 끝낸 연구나, 본인이 "이 정도 움직인 것 같다"고 답한 설문과는 다릅니다.
연구팀은 1년 뒤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19문항 체크리스트로 평가했습니다. 점수는 0~38점이고, 높을수록 문제가 많다는 뜻입니다. 평가 항목은 세 갈래였습니다.
▪ 불안·우울처럼 안으로 향하는 문제
▪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처럼 밖으로 드러나는 문제
▪ 주의력 문제
1년 뒤 학업 성적과 뇌 MRI도 함께 살폈습니다. 아이들의 이전 정신건강 상태를 반영해 계산해도 걸음 수와의 관련성은 남아 있었습니다.
■ 하루 몇 보를 걸은 아이가 점수가 가장 좋았나요
하루 1만2천 보 이상 걸은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 점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걸음 수가 많아질수록 점수가 차례로 내려갔습니다.
1만2천 보를 넘어선 아이들 안에서도 더 걸을수록 점수가 더 낮아졌습니다. 연구 범위 안에서는 "여기까지 걸으면 충분하다"는 선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어디서 출발하든 하루 1,000~2,000보만 더 걸어도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38점 만점에 2점 남짓한 차이라 한 아이에게 눈에 띄게 드러나는 크기는 아닙니다. 대신 5천 명이 넘는 아이들 전체에서 일정하게 나타난 흐름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 많이 걷는 아이는 뇌가 어떻게 달랐나요
걸음 수가 가장 많았던 아이들은 뇌의 두 부위 피질이 상대적으로 두꺼웠습니다.
▪ 중심곁소엽 피질: 다리와 발의 움직임과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
▪ 앞쪽 전대상피질: 감정 조절, 인지 제어, 통증 처리에 관여하는 부위
연구팀은 이 두께 차이가 걸음 수와 정신건강 사이 연결의 일부를 설명한다고 봤습니다. 많이 움직이는 생활이 감정을 다루는 뇌 영역의 발달과 함께 간다는 해석입니다.
■ 많이 걸으면 성적도 오르나요
이 연구에서는 아닙니다. 1년 뒤 학업 성적과 하루 걸음 수 사이에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성적이 수업 환경, 이미 쌓인 지식, 학습 능력 같은 다른 요인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보면 더 걸은 아이들의 성적이 낮지도 않았습니다. 걷는 시간을 공부 시간을 빼앗는 시간으로 볼 이유는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걷기가 마음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구팀과 기존 연구들이 꼽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몸 안의 화학 변화입니다. 움직이면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늘고, 스트레스 반응이 누그러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내 몸은 내가 움직인다"는 감각입니다. 연구팀은 자기 몸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경험도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습니다.
셋째, 생활 습관의 연결입니다. 아이와 청소년 연구를 정리한 종설(Pediatrics 2016)은 운동이 마음에 닿는 길을 뇌의 변화, 자신감과 관계 같은 심리·사회적 변화, 잠과 생활 리듬 같은 행동 변화로 나눠 설명합니다.
현장에서 보면 셋째가 생각보다 큽니다. 낮에 많이 걸은 날은 잠이 빨리 들고, 잠을 잘 잔 다음 날은 짜증이 줄어듭니다. 어른 회원도 똑같습니다.
■ 이 연구만 보고 걸으면 우울증이 낫는다고 해도 되나요
아직은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연구팀도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 관찰 연구입니다. 걸음 수와 정신건강이 함께 움직였다는 것이지, 걷기가 원인이라는 증명은 아닙니다.
▪ 원래 마음이 건강하고 활발한 아이가 더 많이 걸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지우기 어렵습니다.
▪ 걷기 외의 운동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수영처럼 손목 기기에 잘 잡히지 않는 운동도 있습니다.
▪ 미국 아이들 자료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옮기기 전에 확인이 더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일반화가 가능한 대규모 후속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걸어서 손해 볼 것은 없고, 이득일 가능성이 꽤 높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다른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나요
방향은 비슷합니다. 실제로 운동을 시켜 본 실험 연구와 오래 따라간 추적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 아이·청소년 운동 실험 21편, 2,441명 분석(JAMA Pediatrics 2023):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우울 증상이 대조군보다 줄었습니다. 전체 효과는 작은 편이었지만, 13세 이상과 이미 우울 진단을 받은 아이들에서 효과가 더 컸습니다. 주 3회, 12주 미만 프로그램에서 효과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 영국 청소년 4,257명 추적(Lancet Psychiatry 2020): 12세 때 가벼운 활동을 하루 60분 더 한 아이는 18세 때 우울 점수가 약 10% 낮았습니다. 반대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우울 점수가 높았습니다.
▪ 성인 33편, 96,173명 분석(JAMA Network Open 2024): 하루 7,000보 이상 걷는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31% 낮았고, 하루 1,000보가 늘 때마다 위험이 9%씩 낮아졌습니다.
▪ 걸음 수 연구 종합(Lancet Public Health 2025): 하루 7,000보는 2,000보보다 우울 증상이 22% 적은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아이 기준이 높은 이유는 아이들이 원래 어른보다 많이 걷기 때문입니다. 걸음 수 연구를 정리한 자료(2011)에 따르면 초등학생 남자아이는 하루 1만2천~1만6천 보, 여자아이는 1만~1만3천 보 정도가 평균입니다. 이 숫자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서 18세 무렵에는 8천~9천 보까지 내려갑니다.
■ 우리 아이들은 실제로 얼마나 움직이고 있나요
많이 부족합니다. 국내 자료와 세계 자료가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146개국 11~17세 학생 160만 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하루 60분 신체활동 권고를 채우지 못하는 비율이 94.2%로 가장 높았습니다(2016년 자료).
▪ 질병관리청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한 비율은 남학생 24.5%, 여학생 8.5%였습니다. 여학생은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됩니다.
▪ 같은 조사 2024년 결과에서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3.1%, 여학생 32.5%로 전년보다 올랐습니다.
▪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3까지 같은 학생을 따라간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서는 고3 시기 신체활동 실천율이 11.4%까지 떨어졌습니다.
▪ 학습 목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은 주중 하루 평균 460분이었습니다(2024년).
하루 7시간 넘게 공부하느라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걷기는 가장 쉽게 끼워 넣을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장비도, 비용도, 장소도 필요 없습니다.
■ 하루 걸음 수, 어떻게 늘리면 되나요
지금 걸음 수에서 하루 1,000~2,000보를 더하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10~15분 걷기 정도입니다.
기준을 잡을 숫자도 있습니다. 10~15세 아이가 쉬지 않고 빠르게 걸으면 30분에 3,300~3,500보, 60분에 6,600~7,000보 정도가 나옵니다. 청소년이 하루 1만~1만1,700보를 걸으면 세계보건기구 권고량인 하루 60분 중강도 활동과 대략 맞먹습니다.
공덕동·염리동·아현동 쪽이라면 경의선숲길이 저녁 산책에 좋습니다. 평지라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걷기 편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이·청소년에게 걷기 같은 유산소 활동과 함께 주 3회 근육과 뼈를 쓰는 활동을 권합니다. 줄넘기, 계단 오르기, 맨몸 스쿼트 정도로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무게를 드는 운동을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걷는 것입니다. "걸어라" 하는 말보다 "같이 걷자" 하는 말이 오래갑니다.
자세와 몸 균형부터 점검해 보고 싶다면
■ 자주 묻는 질문
Q1. 꼭 하루 1만2천 보를 채워야 하나요?
아닙니다. 연구에서 점수가 가장 좋았던 구간일 뿐 정해진 목표치는 아닙니다. 지금보다 1,000~2,000보 더 걷는 것만으로도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Q2. 초등학생도 같은 기준인가요?
연구 대상 평균 나이는 약 12세였습니다. 초등학생은 원래 하루 1만~1만6천 보를 걷는 경우가 많아서, 걸음 수가 갑자기 줄어드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3. 걷기 말고 다른 운동도 도움이 되나요?
됩니다. 아이·청소년 운동 실험 21편을 모은 분석에서도 여러 종류의 유산소 운동이 우울 증상을 줄였습니다. 걷기는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Q4. 스마트폰 걸음 수는 정확한가요?
휴대폰을 몸에 지니지 않은 시간은 세지 못합니다. 정확한 숫자보다 지난주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 흐름을 보는 용도로 쓰시면 됩니다.
Q5. 아이가 우울해 보이면 걷기만 시키면 되나요?
아닙니다. 슬프거나 의욕이 없는 상태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걷기는 치료를 돕는 생활 습관이지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Q6. 성적이 안 오른다면 굳이 걸을 필요가 있나요?
이 연구에서 걷기는 성적을 올리지도, 떨어뜨리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마음 건강 점수와 감정 조절 관련 뇌 부위에서 차이가 보였습니다. 공부를 오래 버티는 힘의 바탕으로 보시면 됩니다.
Q7. 평일에 못 걸으면 주말에 몰아서 걸어도 되나요?
연구는 평일과 주말을 합친 하루 평균을 봤습니다. 주말에 많이 걷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습관으로 굳히기에는 매일 조금씩이 쉽습니다.
Q8. 어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가요?
성인 96,173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하루 7,000보 이상 걷는 사람의 우울증 위험이 31% 낮았습니다. 아이와 같이 걸으면 부모도 함께 이득을 봅니다.
정리
▪ 미국 평균 12세 아이 5,515명을 3주 측정하고 1년 뒤 정신건강을 확인했습니다.▪ 하루 1만2천 보 이상 걸은 아이들이 5천 보 미만보다 정신건강 문제 점수가 평균 1.94점 낮았습니다.
▪ 더 걸을수록 점수가 계속 좋아졌고, 뚜렷한 상한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많이 걷는 아이들은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 피질이 더 두꺼웠습니다.
▪ 1년 뒤 성적과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 관찰 연구라서 걷기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국내 여학생의 신체활동 실천율은 8.5%입니다. 하루 1,000~2,000보 더 걷기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글쓴이 몸빼관장 문종수
래미안헬스 대표 트레이너 · 현장 경력 35년 · NSCA-CPT, 대한교정운동전문가(CES) 취득
현역 보디빌더 · 2025 서울시장배 보디빌딩 1위, 2026 서울시장배 2위
래미안헬스 · 마포구 공덕동 · 공덕역 3번출구 도보 3분 · 02-711-1815
공덕동·염리동·아현동 헬스와 1:1 PT ·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flex_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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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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