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만 먹고 살 뺀다?”...23시간 공복 때 몸에 일어나는 일들, 부작용 심하다
하루 한 끼 먹는 극단적 간헐적 단식, 장기적으로 부정적 결과 낳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간헐적 단식. 하지만 간헐적 단식의 더욱 극단적인 형태인 '하루 한끼 식사(OMAD, One Meal a Day)' 다이어트에 대해 영양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다. 말 그대로 하루 한 끼를 한 시간 동안 섭취하고, 나머지 23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OMAD를 포함한 극단적 단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신체는 4시간 만에 소화를 멈추고, 근육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화작용 단계에 들어선다.
12시간이 지나면 혈당이 고갈되고, 간은 저장된 지방을 케톤이라는 지방산으로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혈중 케톤 수치가 높아지면 혈액이 산성화되는 케톤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케톤에 장기간 노출되면 심장에 악영향을 미쳐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16시간이 지나면 자가포식(autophagy)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손상되거나 불필요한 성분을 세포가 분해·제거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나치게 오래 지속될 경우 오히려 세포사(cell death)를 유발해 장기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OMAD가 생산성 높이고 기억력 향상? 영양 결핍이나 폭식 위험도 존재
OMAD 다이어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집중력 향상, 기억력 및 인지 기능 개선, 체중 조절 등의 이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유명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는 2002년 출산 후 하루 단 한 끼 식사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배고픈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영양학자 에비게일 로버츠는 “한 끼 식사가 신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와 칼로리를 충족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하루 한 끼만 섭취하면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으며, 이는 피로, 면역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와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 한 끼만 먹게 되면 식사 시 과식할 위험이 높아져, 더부룩함이나 변비와 같은 소화기계 불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양학자이자 영국영양학협회 대변인인 리니아 파텔 박사 또한 “OMAD 다이어트는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잠깐 유행하는 다이어트나 섭식 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에너지 부족, 피로, 식욕 절제 어려움,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며 “이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체중 감량이나 건강상 이점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단식 전반에 대해 적절한 맥락에서 시도한다면 체중 감량은 물론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일부 연구가 존재한다”며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식사하는 16:8 방식이 더 균형 잡힌 접근법”이라고 덧붙였다.
단기 효과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
영국 글래스고대 심혈관의학연구소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칼로리 섭취 조절을 돕는 어떤 메커니즘이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 문제는 하루 한 끼 섭취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지 여부”라며 “세 끼를 유지하되, 조금씩 지속적으로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OMAD 다이어트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다. 2022년 ‘생리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hysiology)’에 발표된 소규모 연구에서는 11일 동안 하루 한 끼 식사를 한 참가자들이 체중과 체지방을 더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근육량과 골밀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 지난해 ‘동물과학 및 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Animal Science and Biotechnology)’에 실린 동물 실험에서는 하루 한 끼를 많이 먹은 쥐가 여러 번 먹은 쥐보다 오히려 더 많은 체중 증가를 보이기도 했다.
영국 노팅엄대 영양학 부교수 아만다 에이버리 박사는 “OMAD 다이어트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며 “유명인들의 경우 개인 영양사와 고급 식단, 보충제를 활용할 수 있지만, 많은 일반인에게는 지속하기 어려운 방식이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문보기
https://kormedi.com/272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