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으면 살 쭉 빠질까?...그렇지만은 않은 복잡한 이유
단순 탄수화물, 가공식품 줄이는 것은 기본
섭취 칼로리가 많으면 살이 찌고, 소비 칼로리가 많으면 살이 빠질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본 원리가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살이 찌고 빠지는 것은 덧셈, 뺄셈과 같은 간단한 수학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도 누군가는 한 달에 7~8㎏이 간단하게 빠지는데, 다른 사람은 2㎏도 간신히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살이 찌고 빠지는 데 칼로리 섭취량과 소비량 이상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칼로리 같아도 효과는 달라
체중 관리는 음식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진대사, 유전적 요인, 약물 복용 여부, 장에 있는 미생물 등도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어떤 사람이 10㎏을 뺀 다이어트 방법이 나에겐 통하지 않는 이유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월터 윌렛 박사(역학 및 영양학과 교수)는 비만을 유행병이라고 정의한다. 대체로 비만은 소소한 변화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고 큰 변화를 가해야만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만큼 극복하기 어렵고, 결국 극복하지 못할 땐 기대 수명을 계속 깎아 먹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윌렛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한 논문(Re: Adjustment for energy intake in nutritional research: a causal inference perspective)을 통해 ‘칼로리 섭취와 소비 모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직 과학자들은 비만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식욕을 절제하고 비만을 끊어낼 수 있을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탄수화물 및 가공식품 섭취와 관련된 부분이다.
탄수화물, 가공식품 섭취부터 줄여야 하는 까닭
연구팀은 칼로리 섭취와 소비 모델의 문제점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100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음식으로 100칼로리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와 과자, 빵,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줄이고 과일, 채소, 통곡물 등으로 탄수화물을 대체하거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건강한 지방에 해당하는 생선, 아보카도, 견과류, 올리브오일 등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오르도록 만드는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은 더 많은 지방이 체내에 저장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같은 100칼로리를 섭취해도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을 먹을 때와 천연식품으로 탄수화물을 먹을 때 일어나는 효과는 다르다.
단순히 섭취 칼로리와 소비 칼로리의 차이로 계산할 수 없는 현상이 우리 몸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천연 식품으로 섭취한 칼로리는 내 몸이 일부 흡수하고 장내 미생물이 또 일부를 흡수한다.
반면에 가공된 탄수화물은 내 몸이 온전히 흡수하기 때문에 같은 칼로리여도 더 살이 찐다. 동일한 칼로리를 탄수화물 대신 지방으로 섭취하는 것도 효과가 다르다.
고지방 식단은 고 탄수화물 식단처럼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밀, 옥수수 등 녹말 성 작물의 대량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사람들을 크게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어난 부작용이 바로 비만이라는 것이다.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이러한 탄수화물 섭취와 식품업계의 성장으로 가공식품 섭취량이 늘어난 시기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히 섭취 칼로리와 소비 칼로리의 차이로 계산하는 것 이상의 원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자들이 비만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가는 동안 개인은 비만이 단순히 의지력과 절제력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다이어트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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