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먹으면 배 아픈 당신, 블라인드 테스트 하면 괜찮을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정한 이상이 없는데도 만성적인 복통이나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병이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면역체계나 대장의 운동에 이상이 생길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소화기내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약 30% 정도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의심 소견을 받을 정도로 흔하다.
특히 밀가루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이 환자의 소화기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루텐 불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를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례도 흔하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맥마스터대 의대 연구팀은 과거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단을 받은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는 통밀이 함유된 시리얼바, 글루텐이 함유된 시리얼바,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시리얼바(위약)를 각 7일간 돌아가면서 섭취한 후 반응을 보고했다.
연구 결과 통밀 시리얼바를 섭취했을 때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의 중증도 지수가 50점 이상 악화한 환자는 11명(39%)이었다. 글루텐 시리얼바를 먹고 증상이 악화한 환자는 10명, 위약 시리얼바는 8명(29%)으로 집계됐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을 악화하는 효과는 세 종류의 식단이 큰 차이가 없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글루텐이나 밀가루가 들어있는 사실을 모르고 시리얼바를 먹었을 때 임상적으로 큰 차이를 못 느꼈다는 의미다.
프레미슬 베르칙 맥마스터대 의대 교수는 이같은 결과가 심리적 현상인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노시보 효과는 환자가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가질 때 실제 치료 효과가 줄어들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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